지난해 한국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이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이 통계에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이나 웹소설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성인 독서율은 10년에 걸쳐 꾸준히 떨어져 왔다. 내 주변에도 평소 책을 읽는다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오히려 종종 책을 읽는다는 사람이 독특하게 보일 정도다. 마치 '저는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만큼 책 읽기는 고상하고 유별난 취미가 되었다.
책의 몰락은 그만큼 여유가 사라진 시대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어서' 책을 많이 읽지 못한다고 말한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책을 읽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그 시간을 넷플릭스와 유튜브, 모바일 게임이 채우고 있다. 책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예전에는 심심해서 책을 읽었다면, 지금은 의식적으로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야 읽을 수 있다. 바쁘고 여유가 사라질수록 독서는 가장 후순위로 밀려난다. 그래서 책에 대해 생각하면, 한 때는 잘 나갔지만 이제는 인기가 시들해진 락밴드를 보는 기분이 든다.
나는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믿는, 그런 고루한 사람은 아니다. 책을 읽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정보와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면에서 책도 영화나 TV, 유튜브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의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사고의 깊이와 범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한 사람의 생각과 경험, 사상과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책을 따라갈 매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기를 바라는 데에는, 아마도 책을 통해 온전히 나 자신과 마주했던 경험이 애틋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만큼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책을 통해 혼란하고 어지러운 시절을 쉬이 보냈고,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하루 10분이라도 책을 손에 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잠시나마 들여다 보려고 애쓴다.
물론, 사람마다 선호하는 콘텐츠는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영화가,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음악이나 게임이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정신적인 여유를 찾고, 새로운 생각과 영감을 얻는 것이다. 선택지가 늘어난 시대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여러 형식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책, 영화, 음악, 게임, 유튜브 등 각기 다른 매체들이 주는 즐거움과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콘텐츠 생산자로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사람으로만 남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와 창작의 즐거움을 찾고 싶다. 시대를 막론하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2024년 7월 1일
그럼에도 책을 좋아하는
윤성용 드림
지난해 한국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이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이 통계에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이나 웹소설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성인 독서율은 10년에 걸쳐 꾸준히 떨어져 왔다. 내 주변에도 평소 책을 읽는다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오히려 종종 책을 읽는다는 사람이 독특하게 보일 정도다. 마치 '저는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만큼 책 읽기는 고상하고 유별난 취미가 되었다.
책의 몰락은 그만큼 여유가 사라진 시대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어서' 책을 많이 읽지 못한다고 말한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책을 읽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그 시간을 넷플릭스와 유튜브, 모바일 게임이 채우고 있다. 책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예전에는 심심해서 책을 읽었다면, 지금은 의식적으로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야 읽을 수 있다. 바쁘고 여유가 사라질수록 독서는 가장 후순위로 밀려난다. 그래서 책에 대해 생각하면, 한 때는 잘 나갔지만 이제는 인기가 시들해진 락밴드를 보는 기분이 든다.
나는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믿는, 그런 고루한 사람은 아니다. 책을 읽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정보와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면에서 책도 영화나 TV, 유튜브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의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사고의 깊이와 범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한 사람의 생각과 경험, 사상과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책을 따라갈 매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기를 바라는 데에는, 아마도 책을 통해 온전히 나 자신과 마주했던 경험이 애틋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만큼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책을 통해 혼란하고 어지러운 시절을 쉬이 보냈고,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하루 10분이라도 책을 손에 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잠시나마 들여다 보려고 애쓴다.
물론, 사람마다 선호하는 콘텐츠는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영화가,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음악이나 게임이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정신적인 여유를 찾고, 새로운 생각과 영감을 얻는 것이다. 선택지가 늘어난 시대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여러 형식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책, 영화, 음악, 게임, 유튜브 등 각기 다른 매체들이 주는 즐거움과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콘텐츠 생산자로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사람으로만 남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와 창작의 즐거움을 찾고 싶다. 시대를 막론하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2024년 7월 1일
그럼에도 책을 좋아하는
윤성용 드림